며칠전 10학년 친구들이 집에 방문했습니다. 아내의 멘티들이 단체로 초청받아 온 것이지요. 교사가 학생의 집에 가정방문을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교사의 집에 가정방문을 왔습니다. 유난히도 매섭게 추웠던 한 주. 그 와중에 가장 혹한의 추위를 보여줬던 수요일! 덕분에 온 집안이 시끌벅적하지만 따뜻했던 저녁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가 한 가지 있습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한 친구가 길에서 얼어죽어가고 있던 새 한 마리를 발견한 것입니다. 평소에도 동물을 유난히도 사랑하던 그 친구는 차마 그 새를 보고 지나칠 수 없어서 자신의 옷 주머니에 그 새를 넣어가지고 왔습니다. 몸을 녹여서 살려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따뜻한 친구입니다.
집에 오는 길은 참 신났습니다. 새를 왜 주머니에 넣어왔냐고 구박하는 친구들부터, 새를 무서워해서 "꺅꺅!" 소리를 지르던 친구들까지... 친구들의 온갖 구박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의 손은 새를 잘 품어주고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길에서 주워온 박스에 새를 잘 넣어주었습니다. 학생들이 집에 온다는 약속을 했던 참이라 오랜만에 집은 뜨끈뜨끈하게 보일러로 데워져 있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시간이 조금 지나자 박스 안에 있던 새는 조금씩 기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푸드득.. 푸드득..
기력을 되찾았는지, 이제는 살겠다고 제법 움직이는 소리가 커졌습니다. 집에 모인 아이들은 이제 그 새가 어떤지 궁금한가봅니다. 너도 나도 새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이제 그 친구가 당당해졌습니다.
"새 꺼내서 보여줄까?"
박스에서 새를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참으로 예쁜 새였습니다.
아뿔싸!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새가 손에서 탈출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제 온 집안을 날아다니기 시작한 새! 살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습니다. 방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는 새를 바라보며 학생들은 참으로 다양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한 번 보실까요?
간신히 새를 다시 잡아 박스에 잘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가서 새를 잘 풀어놓았습니다. 그냥 저희 집 근처에서 풀어주는 것 보다 그 새가 살던 곳에서 풀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던 그 친구의 의견 때문이었습니다. 몹시 추웠던 하루였지만, 마음은 정말 따뜻했던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던,
그리고 그 작은 것을 위해 더 작은 것 조차 배려했던
그 아이의 마음이 참으로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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