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두고,
오늘은 주로 12학년 친구들을 격려하고 응원을 하며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하루를 정신 없이 보내다가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던 두 명의 학생이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
전날 밤에 멘티 학생들에게 줄 투박한 편지들을 쓰다보니
희안하게 올해 저를 유난히도 힘들게 했던 녀석들의 이름을 먼저 편지에 쓰게 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당연히 마음에 예쁜 아이들 편지를 먼저 써줄 것 같았는데..
사람 마음이란게 참으로 희안한 것 같습니다.
다시 두 아이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물론 이 두 아이가 저를 힘들게 했던 아이들이라는 건 아닙니다!!)
학교 후배들과 선생님들이 이 두 친구를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편지들과 선물들이
저의 책상위에 쌓여 있는 것을 보니.. 오늘 꼭! 전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얼른 출발했습니다.
첫번째 친구를 만나러 수지 도서관으로~!!
오랜만에 만난 우연이는 피곤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건강해 보였습니다.
간단히 그동안의 이야기를 짧게 나누고,
준비해 간 (제가 준비한 건 아니고..) 선물들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에 담아간 후배들의 응원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기도해주었습니다.
무뚝뚝한 녀석... 딱히 반응을 보이지는 않지만.. 내심 기분 좋아 보였습니다.
아쉽지만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음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저녁시간이라 차도 막혔고, 가는 길에 (업데이트가 안된 네비에게 탓을 돌리며) 길도 헤매는 바람에
약속했던 시간보다 한참 늦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친구에게도 선물을 전하고, 영상을 보여준뒤, 기도해주었습니다.
반응은 뭐.. 첫번째 만난 친구와 비슷했지만,
오히려 제가 기분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직 식전이라, 이 친구와 함께 순대국을 먹고 왔습니다.
저녁 식사 까지 함께 하니 더욱 뜻깊은 만남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해마다 고민합니다.
나는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걸까?
내가 교사로서의 자질이 있는 걸까?
교사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이렇게..
생각나고, 보고 싶은 멘티(제자)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또 다시 느끼게 되겠죠?
힘들고.. 잊고.. 행복하고.. 잊고.. 힘들고.. 또 잊고...
우리 사랑하는 12학년 친구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잘 봐서 좋은 대학을 가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고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수능이라는 과정을 좌절하지 않고 훌쩍 뛰어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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